뼈대

251. 뼈대

뼈대가 몸 안에 있는 것이 나을까, 거죽에 있는 것이 나을까?

곤충의 경우처럼 뼈대가 몸 거죽에 있으면 외부의 위험을 막는 껍질의 형태를 띤다. 살은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보호를 받으면서 물렁물렁해지고 거의 액체 상태에 가까워진다. 그래서 그 껍데기를 뚫고 어떤 뾰족한 것이 들어오게 되면, 그 피해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치명적이다.

뼈대가 몸 안에 있으면 가늘고 단단한 막대 모양을 띤다. 물렁한 살이 밖의 모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그래서 끊임없이 많은 상처가 생긴다. 하지만 바로 밖으로 드러난 이 약점이 근육을 단단하게 만들고 섬유의 저항력을 키워 준다. 살이 진화하는 것이다.

내가 만난 사람들 가운데는 출중한 지력으로 만든 <지적인> 껍데기를 뒤집어쓰고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공격으로부터 자기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견고해 보였다. 그들은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야=""> 하면서 모든 것을 비웃었다. 그러나 어떤 상반된 견해가 그들의 단단한 껍질을 비집고 들어갔을 때, 그 타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또 내가 만난 사람들 가운데는 아주 사소한 이견, 아주 사소한 부조화에도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정신은 열려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모든 것에 민감했고 어떤 공격에서도 배우는 바가 있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 이세욱 &임호경 옮김. 열린책들(2011). 416p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