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파전

368. 삼파전

어떤 놀이에서는 편이 좋은 편과 나쁜 편으로만 갈리지 않고, 세 편으로 갈리기도 한다. 아이들에게는 그런 놀이를 경험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편이 셋으로 갈려 있으면, 아이들은 착한 편과 나쁜 편, 그리고 착한 편의 동맹군이나 나쁜 편의 동맹군을 번갈아 가면서 하게 된다. 아이들은 나쁜 편이 되는 것을 더 이상 싫어하지 않는다. 모든게 흑 아니면 백인 줄 알았더니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삼파전 체제는 동맹의 의미와 동맹군을 바꾸는 것의 중요성을 이해하게 해준다. 닭이 뱀을 잡아먹고, 뱀이 여우를 물고, 여우가 닭을 잡아먹는다고 할 때, 만일 닭과 뱀이 결합하거나 여우와 닭이 결합해서 동매응ㄹ 이룬다면, 판도가 완전히 달라진다.

삼파전의 미묘함은 얄타 놀이에서 잘 나타난다. 얄타 놀이란 세모 모양으로 된 체스 판에서 세 사람이 하는 체스 경기이다. 이 놀이에서는 가장 강하거나 가장 똑똑한 자로 보이는 것이 오히려 나쁘다. 그런 태도는 곧바로 다른 두 편의 동맹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 이세욱 &임호경 옮김. 열린책들(2011). 591p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