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반자
255. 위반자
사회는 위반자들을 필요로 한다. 사회는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법률을 제정하지만, 그 법률을 위반하는 자들은 늘 있게 마련이다. 만일 모두가 현행 법률을 준수하고 규범에 따름으로써 교육, 노동, 시민권 행사, 소비 등 모든 것이 규범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어떤 사회든 정체를 맞게 된다.
위반자들은 적발되는 즉시 기소되고 제외된다. 하지만 사회가 진보하면 할수록, 사회의 독이 되는 요소를 조심스럽게 관리함으로써 스스로를 위한 항체를 발달시킨다. 그럼으로써 사회는 갈수록 자기 앞에 나타나는 장애물을 점점 더 가뿐하게 뛰어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위반자들은 사회에 필요한 존재들이지만 희생양이 되는 운명을 피할 수 없다. 그들은 규칙적으로 공격을 받고 망신을 당한다. 그러면 뒷날 규범적인 사람들과 위반자들의 중간쯤에 위치한 <사이비 위반자들="">이 똑같은 위반을 되풀이하더라도, 그 위반은 한결 순화되고 견딜 만한 것이 되어 사회 체제 속에 편입된다. 말하자면 처음 위반을 감행한 자들의 열매를 나중에 위반하는 자들이 거두어들이는 셈이다.사이비>
여기서 우리가 잘못 생각하면 안 될 것이 있다. 열매를 따먹고 명성을 얻는 자들은 <사이비 위반자들="">이지만, 그들의 재능이란 그저 최초의 진정한 위반자들을 알아보고 흉내는 냈다는 것뿐이다. 반면에 최초의 위반자들은 망각되고, 스스로 이해 받지 못한 선구자였다는 확신만을 간직한 채 죽어 간다.사이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 이세욱 &임호경 옮김. 열린책들(2011). 430p 중.